LEGAL Q&A

학폭 신고 전에 증거를 어떻게 모아야 하나요? 아이 말만으로는 부족하다는데 녹음해도 되나요

Q
학교폭력 학폭 신고 전에 증거를 어떻게 모아야 하나요? 아이 말만으로는 부족하다는데 녹음해도 되나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이 하교 후 자주 울고 "애들이 괴롭힌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말을 잘 못 하는 엄마입니다. 학교에 물어보니 "증거가 있어야 조사가 된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아이 말만으로는 안 되는 건가요? 아이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보내도 되나요? 다른 아이들이 하는 말을 녹음하면 불법이라던데 사실인가요? 멍이 들면 사진을 찍으면 되나요? 어떤 증거가 인정되고 어떤 건 안 되는지, 지금 당장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A
메가엑스 변호사 답변
학교폭력 사안 조사는 형사재판이 아니어서 피해학생의 진술만으로도 접수·조사가 이루어지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신고를 거부할 수 없지만, 조사관과 심의위원회는 진술의 구체성과 뒷받침 자료로 사실을 인정하므로 증거는 결과를 좌우합니다. 인정되는 증거는 피해학생의 구체적 진술(날짜별 기록), 메시지·SNS 캡처, 신체 흔적 사진(날짜 표시), 목격 학생의 진술, 상담·진료 기록, 교사의 관찰 기록이고,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제14조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의 녹음을 금지하므로 아이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다른 아이들끼리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이지만, 아이 본인이 대화 당사자로 참여한 대화(아이에게 하는 말)를 아이가 녹음하는 것은 허용되며, 위법하게 수집된 녹음이라도 학교폭력 심의에서 참고될 수는 있으나 형사 절차에서는 증거로 쓸 수 없고 녹음한 부모가 처벌될 수 있습니다.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학교의 말이 신고의 문턱처럼 들리지만, 그것은 접수 요건이 아니라 조사 결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증거의 종류와 녹음의 한계, 그리고 지금 당장 할 것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접수와 증거를 구분하셔야 합니다. 학교폭력예방법상 신고를 받은 학교는 사안을 접수하고 조사해야 하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접수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조사는 전담조사관이 피해·가해·목격 학생을 면담해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가해 학생이 인정하거나 목격 학생이 확인해 주면 증거가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증거가 없으니 신고할 수 없다"가 아니라 "신고하면 조사관이 증거를 찾는다"가 맞습니다. 다만 피해 측이 자료를 갖추면 조사의 방향과 결과가 분명해집니다.

증거의 종류별로 말씀드리면, 첫째, 아이의 진술 기록입니다. 아이가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하면 매일 하교 후 "오늘 어땠어?"로 시작해 "누가 뭐라고 했어?", "그때 어디였어?", "누가 봤어?"처럼 하나씩 물어 날짜·장소·행위·목격자를 적어 두시고, 아이의 표현을 그대로 기록하시면 됩니다. 유도하는 질문("○○가 때렸어?")은 피하셔야 합니다. 둘째, 신체 흔적입니다. 멍·상처가 있으면 날짜가 표시되는 방식으로 사진을 찍고, 병원 진료를 받아 진단서와 진료 기록을 남깁니다. 셋째, 메시지·SNS입니다. 초등학생도 메신저를 쓰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이의 기기에서 대화를 캡처합니다. 넷째, 목격자입니다. 아이가 말하는 목격 친구의 이름을 적어 두면 조사관이 면담합니다. 다섯째, 아이의 상태 기록입니다. 울음·등교 거부·수면 변화를 날짜별로 기록하고, 소아정신과나 상담센터 진료를 받아 기록을 남기면 피해의 정도를 보이는 자료가 됩니다. 여섯째, 교사의 관찰입니다. 담임에게 아이의 상태를 서면으로 알리고 교실에서의 관찰을 요청해 두면 교사 기록이 남습니다.

녹음은 정확히 알아 두셔야 합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합니다. 부모가 아이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교실의 대화를 녹음하면 부모는 대화 당사자가 아니므로 위법이 될 수 있고, 실제로 그런 녹음이 문제된 사례가 있습니다. 반면 아이가 자신에게 하는 말을 직접 녹음하는 것은 당사자 녹음으로 허용됩니다. 다만 초등 4학년 아이에게 녹음을 시키는 것은 아이에게 부담이 되고, 조사관이 그 경위를 문제 삼을 수 있으므로, 녹음보다 위의 다른 증거를 우선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지금 당장 하실 것은, 오늘부터 날짜별 기록을 시작하고, 신체 흔적이 있으면 사진과 진료를 받으며, 담임에게 서면으로 상황을 알리고 관찰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기록이 쌓이면 그것을 가지고 학교에 서면 신고를 하시면 됩니다. 기록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학교폭력 사안 실무의 관점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저학년 사안에서 조사관이 사실을 인정하는 가장 흔한 경로는 '목격 학생의 진술'입니다. 저학년 아이들은 조사관 면담에서 본 것을 비교적 솔직하게 말하고, 피해 아이가 지목한 목격자 두세 명의 진술이 일치하면 가해 학생의 부인은 무너집니다. 부모가 할 일은 완벽한 증거가 아니라 "누가 봤는지"를 아이에게서 들어 두는 것입니다.

증거가 없어도 신고는 되고, 날짜별 기록·사진·목격자 이름이 가장 실질적인 증거입니다. 타인 간 대화의 녹음은 피하시고, 오늘부터 기록을 시작해 일주일 안에 서면 신고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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